달빛 도서관
한국 사회가 절대 흥하지 못하는 이유, 한국인은 미쳤다! 본문
왜 한국인이 미쳤지? 외국인이라서 적응을 못했나 보군. 근데 그게 아니었다.
사실 어릴 때 부터 금성사의 제품을 애용하고 있을 정도로 신뢰하고, 그들의 서비스 정신에 큰 만족을 느껴서 '나중에 꼭 LG 에서 일하면서 한국의 경제와 삶을 알아봐야지' 하고 생각 해 왔었지만, 에리크 쉬르데주의 '한국인은 미쳤다!' 를 읽고, 나는 정말 한국 사회는 제 정신이 아니라는 것에 의혹에 더욱 큰 믿음이 갔었다. 이 책에서 예시로 나온 사례는 LG전자의 직장 문화지만, 얼핏 보면 정말 조직폭력배 같은 행위가 너무 나도 당연스럽게 자행 되고 있었다는 점. 무엇보다도, 쉬어야 되는 그 짧은 점심 시간에서 조차도 '사내의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으로 사용된다' 는 방침은 오직 기업의 이윤만을 위해 일하는 기계이자, 그렇게 혹사해서 유지되는 이윤을 창출함으로서 그 나라의 기준에서 높은 정도로, 지급이 되는 수입을 위해 병원 신세를 질 정도로 과다 업무를 강요 당하고 있는 점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점. 무엇 보다도 LG 그룹이 정말 지향하는 미래라는 것이 없이, 그저 조직의 실적을 위해 폭주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무엇이 문제 이고 해결 방안은 뭐가 되어야 할까' 하고 크게 몇 가지를 짚어 보긴 하겠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이후로 진심으로 LG가 개선이 되던지, 아니면 없어지는게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첫째. 윗계급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
군대도 아니고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 누구도 부정 못할 일제 시대 당시의 황군 같은 '군대' 맞다. 그 예시를 들자면 상사가 하는 말에는 절대적인 복종을 바쳐야 하는, 저자의 말대로 아주 위계적이고 군사적인, 도저히 평범한 민간 기업은 아니었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필자의 중국 친구도 자국의 화웨이를 예로 들며 그들의 직장 근무 생활 및 환경에 대해 들어보니, LG의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고 판단 할 수 있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대기업은 개발도상국의 대기업과 동급의 대우 또는 그 이상의 박해를 받고 있다고 볼 수가 있다.
둘째. 95% 의 점수를 못 얻으면 무조건 실패작
LG 그룹이라는 한국의 제 2 재벌 대기업은 황금만능주의이자 갑과 을 이라는 시대 착오적인 문화가 왜 한국 사회에 정착 되게 되었는지를 짐작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기업이 단지 엄격하게 최고의 실적 내기 위해서 이런 성적 제도를 도입했다고 이해 할 수는 있지만 이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항상 완벽하게 가지 않으면 낙오 당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이 먹이 사슬 같은 피라미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라면 무슨 짓을 해서 라도 평가원의 마음에 들 게끔 숟나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책에서 나온 일화 중 기가 막힌게 있다면, '본사에서 높으신 분이 오는데, 일정 시간 내에 이 쪽으로 도착을 못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데, 교통경찰에게 오는 루트 주변으로 통제를 하도록 경찰청에 연락을 넣는게 어떨까.'
또 다른 일화가 있다면 '높으신 분이 오는데, 대형 매장에 들리게 되면 LG LCD TV 가 진열 되어 있어야지 지금처럼 구석에 그냥 있으면 절대 만족 시킬 수 없다.' 이 들은 결국, 매장 직원에게 협조를 구하여 다른 메이커 상품의 진열을 (그 회사들의 허락도 없이) 일시적으로 보기 좋게 LG 스크린 만을 제일 앞 부분에 진열을 해 두도록 부탁을 하고 '높으신 분' 이 만족을 하고 돌아간 이 후, 그걸로 끝났다. 저렇게 민폐를 끼쳤으면 적어도 뭔가 혜택을 줌으로서 되돌려 주는게 하다못해 예의 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걸로 단칼에 해당 매장과의 인연을 끊어버린 것이다.
셋째. 약육강식의 사내 내부 고발 시스템
만약 자신이 사내에서 조금 이라도 실수를 한다면 어떨까. 물론 경고나 징계를 부여하는 것은 해당 직원에게 개선을 증용하는 것이고, 그게 안되면 해고라는 절차를 밟는 것은 회사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가 있다. LG 의 경우에는 저녁 쯤이 되면 일종의 무슨 평가 제도 같은게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순간 만큼은 공식적으로 주변의 누구누구에게 '뭐가 잘못되고 뭐가 단점인지' 를 여과없이 평가 함으로서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 할 만한 점이라면, 이 사례에서 예외 사항은 '위계질서' 이다.
넷째. 주기적으로 열리는 강제 참여형 수련회
이건 고위층 간부들만 해당되는 이야기 였던가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한가지 확실한 점은 일정 주기로 사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근데 이게 잘 이뤄 지는 지를 점검 하기 위해 강의실에는 360도 방향에서 감시인들이 줄 지어서 교육 받는 간부들을 지켜보고 있으며, 한눈이라도 판다면 수근 거리며 동요한다고 한다. 이런 환경이라면 정말 짤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듣고 이해하려고 할 것이다.
다섯 째. 오너를 위해, 오너를 위하여, 오너에게 영광을!
어느 식사 모임이 있었다. 그 도중, 어느 직원이 '높으신 분' 과 함께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는데 그 이후 '사진 찍은 저 사람을 해고 시켜라' 라는 말이 왔었다고 한다. 그가 평소에 얼마나 열심히 LG 에서 일을 하며 몸을 담궈오며 충성을 바쳤던 간에, 북한의 아오지탄광 보내듯이 '너 해고' 를 지적 당했다고 한다면 어떤 심정일까. 나는 이 사례를 읽으며 LG 란 기업인들은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생존을 위해서 오너를 최우선으로 비위를 맞추며 섬기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높으신 분의 말은 절대적이다. 가령 예를 들어 프랑스 LG 지부에서 당시 시범 케이스로 시내 주변 카페 같은 장소에서 자사의 세탁기를 두고 세탁을 해주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해 봤는데, 당시 사람들의 반응은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를 실제로 적용 하려고 했지만, '높으신 분이 마음에 안 든다' 라는 말에 단칼에 그 프로젝트는 백지화되었다.
한국인은 미쳐있는 게 '맞다'.
다만 저자가 말한대로, 이런 사내의 정책의 최고의 장점이라면 '효율 만큼은 정말 효과적으로 뽑아 낼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항상 압박감에 쫓기며 계급 상승이 이뤄지면 누릴 수 있는 명예와 영광을 미끼로 절대적인 충성을 요구하는 그런 시스템은 어딘가가 불안정해 보인다는 생각이 읽는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가만 생각 해보니 한국에서 사람이 살만한 수입을 주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 아마 대기업을 제외하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엄청난 수요는 LG 나 다른 국내 대기업들이 마음 놓고 자신들의 입맛대로 저지를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많은 것을 느꼈다. 발전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참고 견디는 것이 훌륭한가. 아니면 현재를 적당히 주어진 시간 동안 열심히 하면서 여가를 규칙적으로 가지면서 나아가는 게 좋을까. 물론 이 책에서는 크게 부각 되지는 않았지만, 듣기로는 10년 간 오래 근무하면 LG 사내 직원들에게는 해외로 가족 여행을 보내 준다는 말을 지인의 누군가 에게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누구는 일년에 적어도 한번은 외국으로 여행을 다녀 오면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데, 누구는 건물 안에 처박혀서 이른 아침 부터 시작해서 자정이 될 때 까지 눈치 야근을 봐야 하는 것 중. 누가 더 사람 다운 삶을 사는 걸까.
하루 빨리 정부가 이러한 실정을 알고 규제안을 내 놓았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정부도 눈앞에 보이는 실적을 더 중시 하면서 대기업을 봐주기에 급급하다는 문제 점 도 있다. 분명 이러한 '열정과 기업의 이윤을 위하여' 라는 탈을 쓴 지나친 인권 탄압은 개선 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런 식으로 유지되는 조직의 말로는 이미 북한이 증명하고 있다. 중국 친구가 말한게 사실이라면, 화웨이도 곧 LG와 같은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예상 해본다. 나는 지금 일본의 Sony 나 Sharp 가 왜 실적이 부진한지 한번 알아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만약 LG 처럼 비슷한 행보를 하고 있었다면, 한국의 기업은 진짜 일본의 사례나 벤치마킹만 하고 뒷 꽁무니만 쫓고 있는 제 2의 중국 같은 정체성 없는 로봇 이라는게 증명 될 테니까.
그리고 비단 이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닐것이다. 분명 저임금 최저임금 미만 수준의 봉급을 주고 신입사원을 부려먹는 악덕 기업도 있을 것이다. 이들 또한 망하던지 개선하던지. 둘 중 하나의 선택이 남겨 질 것이다. 최후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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