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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소녀 - 프롤로그 (3), 병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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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소녀 - 프롤로그 (3), 병원

Silver Librarian 2016. 5. 1. 00:37

장애소녀 - 프롤로그 (3), 병원


오늘은 의사가 들어 올때 나에게 미소를 날렸다. 들떠 보였지만 그렇다고 요란한 건 아니다. 마치 나를 대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느끼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내 부모님이 여기에 있다. 안 본지 몇 일 만 이다. 두 분은 심지어 잘 차려 입기까지 했다.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있을거라 생각이라도 하신 걸까? 잔칫날도 아닌데 말이다.


흉부의과 과장의 관습적인 치레 같은게 있었다. 그는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며 문서들의 무의미한 부분들을 평소처럼 정해 두듯이 따로따로 뭉치들을 분류 해대었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내 침대 모서리 쪽에 앉았다. 그는 잠시 동안 내 정면을 쳐다 봤다.


의사: 안녕 히사오. 기분은 어때?


딱히 답변은 안했지만, 그가 말한 뒤에 약하게 미소를 지어보았다.


의사: 내가 보기에 너는 이제 집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단다. 심장도 예전보다도 많이 좋아졌고, 예방만 잘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거야.


의사: 우리가 네 모든 약물 치료 항목을 분류 해 두었으니까. 처방전은 아버님에게 드리도록 할게.


의사는 종이 한장을 아빠에게 주며 재빠르게 설명을 읽어나갔다. 아빠의 표정은 굳어 버렸다.


아빠: 엄청 기네...


아빠에게서 넘겨 받아서 읽어 봤지만, 나도 할말을 잃었다. 이렇 것에는 어떻게 반응을 해줘야 할까?




터무니 없을 정도로 긴 복약 지도는 나에게 있어서 도저히 알아 먹을 수가 없는 내용이었다. 말 그대로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이건 미친 짓이다.


부작용, 역효과금지된 투약 목록 같은 것들이 냉혹할 정도로 정밀하게 적혀 있었다.


읽으려고 시도는 해봤지만, 무의미한 짓이었다.


애초에 이해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읽으려 시도하는 짓은 내 머리만 아파오게 만들었다.


이 모든것들을...내가 평생동안...매일?


의사: 이것이 우리들이 현 시점에서 조치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란다.


의사: 하지만, 새로운 신약은 항상 개발되고 있으니, 나중에 수년 정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여기 목록들도 서서히 줄어 들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니까.


수년...무슨 배짱인걸까? 차라리 아무 소리도 안 들려 줬을때의 기분이 더 나은 편이었다.


의사: 그리고, 너희 부모님과 상담해 본 결과, 네가 예전에 다니던 학교로 돌아가는 것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단다.


뭐시라!?


아빠: 부탁이다 히사오, 진정해라. 의사 선생님이 하시려고 하는 말 잘 들어 봐... 


진정해라고요? 지금 이 양반이 하는 말을 내가 좋던 싫던 곧이 곧대로 알겠다고 끄덕이게 하고는, 날 더러 홈스쿨링이라도 시키게 만들려는 것 같은데.


내가 그 무슨 우려를 표시하던간에, 싸그리 무시되었다.


의사: 우리들도 네 교육이 최우선 순위라는 건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아무런 관리도 없이 이를 이어 가는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단다.


의사: 적어도 우리들이 지금 너에게 처방하는 복약 지도가 적합하다고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말이지.


의사: 그래서, 너희 부모님께는 전학에 대해 얘기를 나눴단다.


의사: 야마쿠 학원 이라고 불리는 이 학교는 장애 학생들을 위해 특성화된 학교란다.


장애인? 뭐...? 아니 나는...


의사: 간호사 직원들이 24시간 상주하고 있고, 주요 병원과는 불과 몇 분 거리야.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원내의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지.


의사: 생각 해보면 기숙 학교 같은 일종인 셈이지. 학생들은 자립심 기르면서도, 그 곁에는 언제나 지원이 준비 되어 있지.


자립심이라고? 어찌 되었던 장애인 애들을 위한 학교잖아. 사실을 왜곡하진 말아 줬으면 한다.


만약 그게 정말로 "자유" 라면, 거기엔 24시간씩 상주하는 간호사도 없을 거고, 뭣보다 병원이 바로 그 옆에 있을 리가 없지 않나.


아빠: 물론, 네가 가고 싶다면 말이지. 하지만...엄마나 나도 정말 홈스쿨링만은 할  없단다.


아빠: 엄마 아빠가 거기 직접 가 봤는데, 내 생각에 너도 마음에 들어 할 것 같단다.


아무래도 진짜로 나에게는 선택지가 없는 것 같다.


의사: 다른 심장질환에 비하면, 너 같은 상태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오래 살 수 있단다. 너도 나중엔 직업이 필요할게고, 그렇다면 이건 네 교육을 이어가기에도 좋은 기회인 셈이지.


이게 뭐 좋은 기회라고, 그걸 기회라고 부르지마. 기회 같은 헛소리 하지 말라고.


의사: 뭐, 학교로 돌아가게 되면 분명 너도 들뜬 마음이 될 테지. 뭐 같은 곳은 아니지만, 분명 내가 기억하기에 너는 평소에도 학교로 돌아가길 원헀고 말이야...


특수 학교... 그 말은...


이건 모욕이다. 그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다. 깎여 내려진 셈이잖아.


아빠: 네가 생각하는 것 같은게 아니란다. 그 곳의 모든 학생들은 자기들만의 방식대로 무척 활동적이야.


아빠: 거긴 학생 들을 위해 세워진 곳이고, 공부를 할 수가 있지. 하지만 단지 어떠한 방식으로든 도움이...필요 한 것 뿐이야.


의사: 너희 아버지 말씀이 맞아. 그리고 많은 졸업생들도 지금은 멋진 곳으로 가 있지. 사람이 더 이상 자신의 장애에 대해 거론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말이야.


의사: 내 병원 동료 중 한명 도, 그 학교에서 졸업 했단다.


그건 내 알바 아니고. 사람이 더 이상 자기 장애에 대해 거론 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그 자체가 바로 장애거늘.


나를 위해 무척이나 중요한 뭔가가 정해졌다는게 난 너무나도 싫다. 하지만 내가 그거에 대해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평범" 한 삶은 이제 나와는 동떨어진 주제다.


우스울 따름이다. 난 내 삶이 지루하다고 생각 했는데, 이제는 그걸 그리워 하게 될 줄이야.


항의 하고 싶다. 이 뭣도 아닌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반응에 대해서도 비난하고 싶고. 뭔가 지금 아무거나 소리칠 수 있을 것 같다 - 어떻게 학교로 다시 돌아 갈 수 있나 같은거 말이다. 하지만, 안된다.


그냥 아무 말도 안했다. 한가지 화실한건, 나도 그게 이젠 무의미한 짓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병실 주변을 한번 둘러 봤지만, 이젠 모든게 다 피곤하다. 병원이나, 의사나, 내 상태나, 전부. 그 어느것도 내 기분을 변화시켜 줄 수 있는 걸 볼 수가 없었다.


다만 진짜 선택지가 없는 건 맞다. 나도 이건 알지만, 장애 학교에 가는 거라...애초에 어떻게 생긴 걸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 해보려고 노력은 해봤지만, 그건 정말 어렵다.


하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지.


깨끗한 석판은 나쁜게 아니다.


그게 내가 지금 생각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적어도 나는 아직 뭔가를 가지고 있다; 그게 "특수 학교" 라더 라도 말이지. 그건 뭔가, 그건 새로운 시작이고, 내 삶은 아직 끝난게 아니다. 어쩌면 그렇게 자포자기 했던게 내 실수 였는지도 모른다.


아주 쪼금이지만, 내 새로운 삶이 어떨지 한번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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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 학교


프롤로그는 이걸로 끝입니다. 역질하는데 무려 1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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