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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쌓아두고 묵혀뒀던 증오를 용서로 바꾼 이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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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쌓아두고 묵혀뒀던 증오를 용서로 바꾼 이유

Silver Librarian 2016. 9. 22. 13:22

"증오는 스스로를 파괴한다. 만일 당신이 누군가를 증오하면, 그 증오는 당신 자신을 다치게 한다. 용서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이지만 그 용서가 바로 치유다. 진짜 치유는 용서다." - 루이스 실비에 잠페리니


실화를 바탕으로 나온 영화 언브로큰(UNBROKEN) 의 주인공이 말 했던 걸 보고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10년째 한국인을 보기만 해도 이를 갈며 매번 회피 해온 저 자신의 증오는 매번 제 마음을 손톱으로 도려내는 아픔과 함께 고통을 주고 있었지만, 결국 어느 날 그 가해자들이 자멸했다는 소식이 들려와도, 자신을 괴롭히던 그 증오심과 울화, 그리고 그 참지 못할 분노 만큼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의 말과는 달리, 본인이 만났던 한국인들은 도무지 '일반 과 정상' 이라는 말과는 동떨어 진 이들이었습니다. 제가 중학생이 된 이후로 만난 한국인들은 세계 2차 대전 당시의 일본제국군과 크게 다를 바 없을 정도로, 피떡이 되어 뼈가 으스러지고, 그들의 신체가 물렁해질 때 까지 쇠몽둥이로 쳐 때리다가, 죽기 직전의 순간, 그들의 몸에 기름을 부어서 천천히 태워 죽이다가 고통속에 지르는 비명이 끊어지려고 막 숨 넘어가는 순간에 가슴을 칼로 찔러서 터뜨렸을 때 동네가 떠나가도록 울부짖는 비명을 들어도 시원찮을 정도로 아주 질 나쁜, 증오스러운 양아치들 그 자체였습니다.

그 후 수많은 편견 또한 생기고, 지금도 제 마음 한 구석에 단단히 고정된 인식은 다른 지나가는 한국인들이 그들과 비슷한 억양으로 말하는 걸 들을 때마다 여전히 온 몸에 땀이 나면서 속에서도 무언가가 당장이라도 박차고 달려 나갈 것 만 같은 치밀어 오르는 느낌 또한 없지 않습니다.

다만 아주 나쁜 점만 있던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우연스럽게도, 제가 만난 한국인들은 다들 비도덕 적이고, 기독교에 빠져있고, 폭력으로 해결하고, 강압적이고, 상대를 협박하며, 억압하고, 그리해서 대를 위해 소에 대한 희생을 강요한다던 한국의 속담 처럼, 그러한 극단적인 이들로만 구성 되어 있었기에. 저 또한 해외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계기가 생겼던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정말로 가해자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지 않고 만약 억압을 강요하는 한국형 위계질서가 만연한 국내에 계속 있었다면, 지금처럼 당당히 "싫다. 마음에 안 든다. 그건 잘못 되었다." 라고 다른 한국인들 앞에서 얘기 하는 것은 불가능 했을 테니까요. 당장 제가 한국을 떠나는 그 순간 까지만 해도, 이렇게 블로그 자체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 었습니다.

그들에 대해 계속 분개만 하며 분을 삭히는 건 결국 시간 낭비라는 생각 조차 들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이 분노는 최종적으로도 주변의 이들에게도 결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 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그들이 밉지만, 그래도 제 자신이 이 족쇄에서 해방 되기 위해 분노 대신 그들에 대한 용서를 함으로서 한번 노력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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